나는 신을 믿지 못한다. 많지 않은 책이지만 그동안 읽어왔던 책들과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신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적어도 인류를 어여삐 여기는 인격적인 신은 없다. 여기서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서 논하고 싶지는 않고 신을 믿지 않는 또는 못하는 자의 역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우선 신이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아쉽고 안타깝다. 인격적인 신이 있어서 비록 시련과 고난이 있지만 시련과 고난을 이겨내고 신의 이끔을 따라서 살다 죽어서 행복한 영생을 누릴 수가 있다면 나는 정말 행복한 마음으로 그 신의 이끔을 따르고 싶다. 죽어서도 행복하겠지만 그 이끔을 따라가면서 느끼는 행복은 정말 누군가 말했던 것과 같이 "마약"이 주는 행복만큼 좋을 것 같다. "마약"이 주는 후유증도 없이. 지상에서도 천국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머리속에서는 그것이 신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런 의심이 없이 그 이끔을 따라가지 못할 것을 알기에 신을 믿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내 경우에는 신자들이 부럽다. 아무런 의심없이 신을 믿고 거기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은 정말 큰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이 심하게 되면 광신도라는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지만 광신자들은 정말 죽을 때까지 행복했을 것이다.
다른 많은 불신자들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종교가 주는 행복감을 알기에 신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신을 믿고 싶은 그런 마음은 나만 가지고 있는 걸까? 언제가는 거짓된 믿음을 따라서 종교에 귀의하게 될 것 인가? 행복하기는 할 것 같다.
아니면 그러한 행복감을 줄 수 있는 대체재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신에 대한 믿음만큼 행복감과 만족감을 줄 수 있을 만큼의 훌륭한 대체재가 있을까?
초등학교 때 다 배웠던 "인류애적 가치"들이 모두 다 훌륭한 대체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종교만큼의 깊은 만족감을 줄 수 있지는 못할 것이다. 절대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만큼 흔들림 없는 것은 없을테니까. 비록 그것이 거짓된 존재일지라도.